여름철 임신은 상상보다 더 버겁습니다. 뜨거운 햇살, 높아진 체온, 땀으로 인한 탈수… 여기에 입덧까지 심해지면 하루하루가 고역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입덧뿐만 아니라 먹덧 증상이 동반되면 식사와 수분 섭취가 모두 어려워져 건강 관리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름철 입덧과 먹덧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넘기실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처법을 하나하나 짚어드리겠습니다.
여름 날씨, 왜 입덧을 더 힘들게 할까?
임신 초기 입덧은 흔한 증상이지만, 여름에는 그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위에 지치면 체력이 떨어지고, 위장 기능도 민감해지기 때문이에요. 특히 실내외 온도 차, 음식 냄새, 에어컨 바람 등이 자극 요소로 작용해 구토감이 자주 밀려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름엔 음식이 쉽게 상해 식중독 위험도 높아지고, 냄새에 예민한 시기라 조금만 상한 음식 냄새에도 울렁거림이 배가됩니다. 이런 경우 냄새가 덜한 식재료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거나, 조리 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휴식입니다. 몸이 더우면 자연스레 지치고, 잠을 잘 못 자면 입덧도 더 심해져요. 시원한 물수건이나 선풍기 바람, 차가운 젤팩 등으로 체온을 적절히 조절해보세요. 에어컨은 직접 쐬지 말고, 방 전체 온도를 25~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덧일 땐, 무작정 먹지 마세요
입덧 중에서도 ‘먹덧’을 경험하는 분들은 공복이 되면 더 메스껍고 불안해지죠. 이럴 땐 무조건 먹기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여름철 먹덧에 가장 좋은 식사는 차가운 과일과 가벼운 단백질 식품입니다. 수박, 참외, 오이처럼 수분이 풍부하고 단맛이 있는 과일은 속을 편하게 해주면서 탈수도 예방할 수 있어요. 단, 과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당분이 높아질 수 있으니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단 나눠 드세요.
단백질은 삶은 달걀, 두부, 닭가슴살처럼 조리법이 단순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이 좋아요. 지방이나 기름이 많은 음식은 오히려 더부룩함을 유발하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이에요. 한 끼에 많은 양을 먹으면 오히려 구역질이 심해질 수 있고, 혈당도 급격히 올라갈 수 있어요. 2~3시간마다 한 줌 정도의 간식 또는 미음, 과일 한 조각 등을 섭취해보세요. 식사 시간을 강박적으로 지키기보다 몸이 원하는 때에 가볍게 채워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여름 임신, 수분 보충이 생명입니다
입덧이나 먹덧이 심하면 물조차 삼키기 힘들다는 말, 정말 공감되시죠? 하지만 여름철에는 수분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탈수가 오면 입덧이 더 심해지고, 두통이나 어지러움까지 생기니까요.
물이 잘 안 넘어간다면 미지근한 보리차나 생강차를 시도해보세요. 향이 너무 강한 건 피하고, 순하고 자극 없는 차가 속을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얼음물이나 찬물은 오히려 위를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아요.
또 한 가지 팁은 "음식으로 수분 보충하기"입니다. 수박, 참외, 오이, 배 같은 수분 많은 과일이나 채소는 더위로 지친 몸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과일에 소금 한 꼬집을 뿌려 먹으면 전해질 보충에도 좋고, 구토 후 기운이 빠질 때도 도움이 돼요.
만약 하루 종일 물을 마셔도 탈수 증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에서 수액 처치를 받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탈수는 절대 가볍게 넘기면 안 되는 증상입니다. 특히 구토가 하루 3회 이상 지속되거나, 소변 색이 짙고 양이 줄어든다면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여름철 입덧과 먹덧은 모든 임산부에게 도전입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지 마세요. 체온을 낮추고, 음식을 신중히 고르고, 물을 천천히 자주 마시는 것만으로도 많은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씩 건강하게 이 시기를 넘기시길 바랍니다. 너무 힘들 땐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용기입니다. 여러분의 임신기를 응원합니다.